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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8월과 11월 두 차례 인상한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이 가계에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폭 보다 세 배나 뛴 반면, 기업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3.66%로 1 년 사이 0.83%포인트나 올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3%로 1.0%포인트 올랐고, 신용대출 금리도 5.12%로 1.66%포인트나 뛰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폭이 0.5%포인트 였던 점에서 볼 때 가계대출 금리 인상폭은 기준금리보다도 최고 3.3배나 높다. 지난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연 0.5%의 기준금리를 8월과 11월 두 차례 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금리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해 2018년 8월(3.66%)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주담대는 2014년 5월(3.63%)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 3.14%로 1년 전보다 0.4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대기업이 2.86%로 0.45%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은 3.37%로 0.47%포인트 인상됐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폭 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가계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과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기업대출의 경우 은행들이 우량 차주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덜 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해 기업대출 상당수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000억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전월 말 보다 13조3000억원 늘어난 1079조원으로 집계돼 1월 증가액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폭 늘었다.
이와 관련 한은 내부에서도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이 가계에만 집중되고 있고, 자칫 부실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 나오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기업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비슷한 상승폭을 보인 반면 가계대출금리는 기준금리의 상승폭을 웃도는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대출규제의 영향까지 가중돼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이 가계부문에 집중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은 "지난해 기업대출 중 상당 규모가 상업용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됐는데 이자비용 조차 감당 못하는 취약 중소기업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업에 필요 이상의 많은 자금이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부문에 대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계부문에 이자부담을 지우는 것은 기업과 가계 간의 불균형을 확대시키는 동시에 예기치 못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3/001100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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