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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젤렌스키 대통령 한국무기지원 요청
국방부, 살상용 무기 제공할 수 없다 입장고수
무기지원시 러, 北 최신 무기 제공 등 보복 가능성
[데일리안 = 이한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약 9800억 원)의 추가 군사 지원금과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살상용 무기 제공을 반대하며 인도적 지원만 유지하겠다는 한국과는 다른 행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 화상연설을 통해 한국정부에 "러시아 군 장비를 막을 수 있는 군사장비가 한국에 있다"며 무기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방탄조끼, 방탄판, 전투 식량, 의료물자 등 20억원에 달하는 '비살상 군수물자'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 8일에도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한국에 대공무기체계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욱 국방부 장관은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전화로 거절한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도 한국정부에게 무기 구매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략)
하지만 우리 정부는 살상용 무기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사적 지원이 아닌 인도적 지원을 유지하는 데는 러시아와의 국가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며 러시아의 움직임에 외국이 간섭할 경우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푸틴의 언급을 미루어 보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경우 러시아는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보복 차원에서 경제, 외교 강력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국제법과 정의 차원에서 군사적 지원을 할 수 있겠지만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인도주의적 결론이 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한국은 지전략적 방안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은 "아직 러시아에 있는 한국 기업이나 민간집단 주체들이 있어서 자국민 보호와 경제적 손실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면 이에 반발한 러시아가 북한과 한층 더 결속할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이 남북관계를 개선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
양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신무기 체계를 개발하면서 표준으로 삼던 것이 러시아 무기 체계였다"며 "만약 무기지원 등으로 러시아가 한국의 행동을 적대적이라고 간주하게 되면 북한에 최신 무기를 공급하거나 지원하는 방식의 보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우려했다.
김 연구원장은 "러시아와 중국은 준동맹 관계로 양 국가가 북한을 지원하고 북한 핵을 두둔하는 상황이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며 국가 간 결속력도 강해질 수 있는 점 사이에서 한국의 안보가 더 불안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장은 안보리 무력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국제법에 준하는 결정권은 안보리만 가졌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정학적으로 한국에게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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