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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해 3월 한 병원에서 신생아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아이 몸에 미세하게 남은 상흔이 학대의 증거로 보인다는 판단이었지만 부모는 아이를 안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해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지자체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피해 아동의 집을 방문했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쓰레기로 뒤덮인 집안이었다.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아이의 몸에는 담배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신생아보다 앞서 태어난 부부의 첫째 아이는 몇 차례 신고를 통해 이미 분리조치된 상황이었다. 둘째인 신생아는 아직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지역사회 감시망을 벗어나 있었다. 명확한 학대의 증거는 부족했지만, 현장에 출동했던 전담공무원 A씨는 “정황상 이런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해 즉각분리 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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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증거 명확치 않아도 '즉각분리' 가능
A씨는 지난해 3월 즉각분리 제도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이런 결정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시행되던 ‘응급조치’의 경우 '학대 피해가 명확하고 재학대 위협이 현저한 경우'에만 72시간 동안 아이를 분리해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인이 사건' 이후 현장에서 위급성을 입증할 명백한 근거가 없어도 아동학대 정황이 있다면 아이를 부모에게서 분리해 보호하는 ‘즉각분리 제도’가 신설됐다.
아동학대
구체적인 요건은 ▶1년에 두 차례 이상 학대 신고가 접수된 아동에게 재학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현장조사 과정에서 보호자가 아동의 답변을 방해한 경우 ▶일시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인정하는 경우 등이다. 특히 경찰과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의 종합적 판단이 들어가는 응급조치와 달리 즉각분리는 전담공무원 단독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기간은 ‘보호조치 결정이 있을 때’까지다.
━즉각분리 작년 한해 1043건…94.2% 실제 학대
전담공무원 전문성 제고는 개선 필요
현장에서는 즉각분리 조치 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지만,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황은희 학대피해아동쉼터 회장은 “학대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에서 원래 가정에 돌려보내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판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호 기관에 분리해놓는 즉각분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에는 분리 여부 판단을 민간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했는데 이들이 자리 잡기까지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라며 “전담공무원들도 노하우가 생길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본다. 아직은 과도기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순환 보직 관행이 있는 공무원 조직에서 전문성을 갖고 꾸준히 역량을 기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 http://news.v.daum.net/v/2022032917283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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