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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결국 적대적인 우크라인 저항 직면… 더 잔인해 질 수도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일(현지시간) 6일째를 맞이했다. 당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신속하게 점령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대통령까지도 수도 키예프에 남아 결사항전을 외치며 버티고 있다.
전날 1차 협상에서도 양국은 즉각적인 합의를 마련하지 못하고 물러났으며, 여전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러시아의 전술에 변화가 생겼다는 징후가 여러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으로의 전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 위해 얼마나 갈 의향이 있는지에 달렸다고 짚으며 러시아가 더욱더 잔인한 작전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러軍 주요 도시 포격해 보급 차단할 것…키예프 전면 포위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고립시키고자 주요 도시에 더 막대한 물량을 투입해 보급을 차단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남쪽 크림반도 방면 도로를 점령할 것이며, 북쪽에서도 군대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드레프르 강 동쪽의 주요 우크라이나군과 마리우폴, 하르키우 등도 점령을 시도할 것이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전술은 결국 수도 키예프의 보급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보급 차단은 결국 키예프의 지속적인 저항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도 보급과 병참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일주인 안에 보유한 탄약이 바닥날 것이고, 스팅어 미사일이나 자벨린 대전차 미사일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NATO 회원국과 유럽연합(EU)가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보급을 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실제로 EU는 4억5000만유로에 해당하는 군 장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도시를 완전히 차단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보급품을 공급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헬기가 폴란드 국경 근처에서 보급을 차단하기 위해 경계하고 있으며, 특히 벨라루스 군대까지도 폴란드 국경에서 오는 보급을 차단하기 위해 군대가 내려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뉴스1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교외의 코쉬차 거리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맞은 건물 앞을 자녀와 함께 걷고 있다. © AFP=뉴스1
◇더 많은 병력과 물량 동원…민간 지역 포격도 꺼리지 않을 듯
보급 차단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대규모 병력과 물량을 동원해 이제 주요 민간인 사상자를 낸 도시에 미사일과 공중 폭격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키예프를 신속하게 공격해 젤렌스키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음, 이 과정에서 반발을 줄이기 위해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교적 가볍게 개입했으며,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고 NYT는 보도했다.
하지만 전날 미 행정부 관리들은 기밀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의 2차 병력이 우크라이나 내 입지를 확보하고 저항을 진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결과 결국 러시아가 키예프를 전면 포위하고 참혹한 민간인 사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미국 중장이나 NATO 대사인 더글라스 류트는 러시아가 아직 가지고 있는 카드를 다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의 군사 전술은 "중포, 미사일과 폭탄 등을 동원해 민간인의 심리를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전쟁 전문가인 마티외 불레그는 러시아가 초기에 무력 사용을 자제하고 심지어 서투른 것처럼 보였다며 이후에는 하리키우와 마리우폴 두 도시에 가한 공격처럼 포병과 지상군을 더 많이 투입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육군 전문가인 잭 와틀링 또한 앞으로 러시아군의 물량전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군이 기존 전차 뿐만 아니라 다양항 방식을 복합적으로 동원해 강한 화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시리아 내전때도 동맹군 대부분이 지상군을 투입할 동안 러시아는 미사일, 공군, 포병을 전술에 적극 이용했다. 시리아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러시아의 공습으로 최소 57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이 중 25%는 어린이였다.
1990년대 체첸에서의 두 차례 전쟁에서도 러시아는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를 점령하기 위해 열압력탄두나 신형 다연장 로켓 등을 동원했다. 당시 신임 총리였던 푸틴은 이 사건을 계기로 '강인한' 이미지를 얻게 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체첸 민간인 수천명이 사망해야만 했다.
푸틴 대통령이 체첸의 수도를 파괴한 것처럼 키예프에도 이러한 잔인한 방식을 사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결국 푸틴의 국제적 입지를 더 좁히고, 우크라이나인들의 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EU 군 최고사령관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결국 저항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결국 이러한 적대적인 우크라이나 대중을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황을 지켜봐야겠지만 결국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러시아인들은 잔인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 민간지역 포격에 아이 등 11명 사망
한편 러시아 군이 침공 5일째인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 2도시 하르키우 내 주거지역에 폭격을 퍼부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측이 밝혔다.
올레크 시네구보프 지역행정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뿐 아니라 사회기반시설이 없는 곳인데도 러시아 측이 주거지에 집중 포격을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 침공 이후 가장 격렬한 포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러시아는 하르키우에 포위작전을 채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위작전은 종종 민간인들이 그 내부에 있더라도 멀리서 목표물을 포격하고 식량과 탄약의 보급을 차단하는 것으로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날 러시아 군은 남부 마리우폴에서도 진격을 이어갔다. 미국의 한 관리는 러시아가 하르키우와 마리우폴을 장악한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떼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을 모니터링하는 오픈소스 정보 그룹 '컨플릭트 인텔리전스 팀'은 이날 트윗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의 사기를 빠르게 떨어뜨려 저항을 받지 않고 대도시를 점령하려던 푸틴의 '특수 작전' 계획은 실패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지역 포격(area bombings)을 보게 될 것 같다"며 "과거 체첸과 시리아 민간인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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