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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난민 400만 명 안팎이 유럽연합(EU)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원국들은 이전의 난민 위기와는 달리 이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인이 백인인데다, 기독교 계열 종교를 가져 동질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권단체들은 180도로 바뀐 유럽 국가들의 행보에 “백인 목숨만 소중하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우크라 난민을 대하는 EU의 모습은 중동·아프리카 출신의 기존 난민을 대하는 태도와는 완전히 상반된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게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다. 그는 난민을 ‘독’이라고 부르는 유럽의 대표적인 반(反)난민 지도자지만, 전날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는 모든 사람들이 헝가리에서 친구를 찾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해 말 벨라루스에서 넘어오는 아프간 난민을 막기 위해 국경 수비를 강화했던 폴란드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두 나라 국경 사이에 갇혀 동사하는 아프간 난민에겐 무관심했지만, 지난주부터 국경을 넘어오는 우크라이나 난민에겐 기차요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 규모가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EU는 이들 모두를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윌바 요한슨 EU 내무담당 집행위원은 앞서 27일 “우리는 수백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EU는 최대 4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출국을 시도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 내 난민 혐오 정서 확산의 계기가 됐던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200만명)의 2배나 되는 수치다. 유엔은 28일 기준 이미 5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인이 나라를 떠났다고 발표했다.
전문가와 인권단체들은 우크라이나인이 기존 난민과는 다르게 백인이고 기독교를 믿는다는 사실이 태도 변화에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관료는 WP에 “솔직히 백인인데다 기독교인이라 다른 난민들과는 받아들이는 정서가 다르다”고 말했다. 키릴 펫코프 불가리아 총리 역시 “이들은 그간 우리가 봐왔던 난민과는 다르게 유럽인이다“라며 “과거가 불분명하거나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지적이고 교육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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