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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뜨거운 관심 속에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첫 날인 지난달 27일 공모주 매도로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은 "명절 소고기 값을 벌었다"고 환호한 반면, 모회사인 LG화학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는 이처럼 분통을 터뜨리는 주주들의 글이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LG제품은 사지 않겠다" 등의 불매 글도 많았다.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로 주목받아 온 LG엔솔 상장 흥행의 명과 암이 대조되는 장면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가속화 기류와 맞물린 국내 증시 하락장 속에서도 LG엔솔은 화려하게 데뷔하며 코스피 시총 2위 기업으로 단숨에 올라섰지만, 그 이면의 후유증도 '역대급'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LG엔솔 흥행' 그림자…母기업 'LG화학' 주가 추락
LG엔솔은 지난 2020년 10월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 분사 확정으로 그해 12월 물적 분할돼 설립된 LG그룹의 배터리 사업 법인이다. '배터리 대장주'로 각광받던 LG화학에서 알짜사업 부문을 떼어내 만든 회사로, 분할 결정 때 개인주주들은 반발했지만 이들의 지분율은 10%에 불과해 힘을 받지 못했다. 마찬가지의 지분율을 확보했던 국민연금도 반대의사를 표했지만, 오너 일가와 외국인·기관의 힘에 밀렸다.
당시 소액주주들의 주된 반발 원인이었던 '앙꼬 빠진 LG화학의 가치하락'은 현실화 됐다. 지난해 1월14일 장중 105만원까지 올랐던 LG화학의 주가는 긴 시간 추세 하락기를 이어왔다. LG엔솔이 상장 전 국내외 기관 수요예측과 공모주 일반 청약 과정에서 역대 기록들을 줄줄이 갈아치운 지난달 둘째 주와 셋째 주 LG화학 주가는 두드러진 낙폭을 보였고, 상장일에는 장중 60만5000원까지 밀리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반면 LG엔솔은 이날 시초가 대비 하락하긴 했지만, 공모가 30만 원 대비 68% 이상 주가가 뛰었고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18조 1700억 원을 기록해 삼성전자(425조 6455억 원)에 이은 코스피 시총 2위에 안착했다.
국내 증시 추락기에 겹친 LG엔솔發 '수급 부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선두 기업의 '쪼개기 상장(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 주주 뿐 아니라 추락하는 국내 증시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두드러지는 코스피의 약세의 핵심 원인으로는 긴축 기조로 돌변한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꼽히지만, 국내 요인으론 LG엔솔 상장에 따른 수급 왜곡 현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집중 거론돼 왔다.
실제로 상장일에는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20조 5488억 원)의 40%에 육박하는 8조1553억 원이 LG엔솔 한 종목에 쏠렸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 2조700억 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 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조 5천억 원 어치가 LG엔솔이었다. 단기 차익을 노린 이런 투매 여파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금은 외국인의 매도 금액보다 비싼 가격에 LG엔솔 주식 2조 1080여억 원 어치를 사들인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은 팔아치운 것으로 파악돼 대형주 주주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개미들 '부글'…"국내 시장 신뢰 어려워" 비판도
이처럼 인기 기업 쪼개기 상장이라는 단수 변수가 불러온 혼란상이 극심하다보니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선 "국장(국내 시장)은 믿을 수 없다"며 시장 신뢰성과 공정성에 물음표를 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79/0003603332?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