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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김동수 기자,정다움 기자 = "집에는 못 가겠어요. 아빠 흔적이 많거든요. 가족사진만 보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발생 12일째인 22일 오전 현장에서 만난 실종자 가족 A씨는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사고 발생 당일부터 이날까지 임시 대피소에서 머물고 있다는 막내딸 A씨는 수면 양말에 슬리퍼 차림으로 구조 소식이 들리기만을 염원했다.
녹아내리듯 허물어진 신축 아파트 고층부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이내 허망한 표정을 지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엄마와 언니, 형부 등 A씨 가족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 내외로 떨어지는 매서운 추위에도 집에 가기는커녕 대피소를 떠날 수 없다고 했다.
"현관문을 열면 아빠 냄새부터 나요. 웃고 있는 가족사진 속 아빠를 보면 울음을 못참을 것 같아요. 엊그제까지만 해도 같이 밥먹자던 아빠가…."
A씨가 회상한 아빠는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던 사람이었다. 딸들의 뒷바라지로 힘들다는 내색 대신 '뭐가 먹고 싶냐'고 물어보던 아빠였다.
두 딸 역시 그런 다정한 아빠를 따랐고, 올여름에는 변변치 못한 사정에도 가족여행을 계획했다고 한다.
A씨는 "20년 넘게 가족여행을 가지 못했다"며 "이번 여름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여행 가려고 가족끼리 적금도 들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사고가 난 지난 11일 낮 A씨는 평상시처럼 '딸, 점심 챙겨 먹었냐'는 통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
그러면서 아버지에게 '보고 싶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며 11일째 가슴 속에 응어리진 슬픔을 풀어냈다.
이날까지 5가구 20여명이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 대피소에는 캔커피, 초코파이, 컵라면, 빵, 우유 등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강추위에 손난로와 핫팩 등도 전달돼 한편에 놓여있다.
A씨는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렇게 기부 물품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된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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