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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긴 흉기를 목에 들이대며 죽이겠다고 했어요. 옷을 벗기며 성추행을 하려 해 저항하자 두 손가락으로 눈을 파 각막이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유치장에 있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어요. 저는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지만 언제 저를 덮칠 지 몰라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20일 경향신문 기자와 만난 유모씨는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그는 지난 13일 자신을 위협하고 상해를 가한 A씨를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에 강간미수와 살인미수, 스토킹, 상해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그는 “경찰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문자가 온다. 가해자가 어디선가 기다렸다가 나를 납치할 것 같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2월28일 오후 11시30분쯤 전주시내에서 발생했다. 회사 대표인 A씨와 이사인 유씨는 평소 잘 아는 사이였다. 이날 유씨 집앞으로 찾아온 A씨는 자신의 승용차로 유씨를 불러냈다. A씨는 차안에서 긴 흉기를 들이대고 목을 조르며 성추행을 시도했다. 유씨가 저항하자 A씨는 손가락으로 왼쪽 눈을 찔러 상처를 입혔다. 유씨는 7바늘을 꿰매는 결막봉합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유씨는 “‘신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겁에 질린 데다 빌려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신고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면서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병실에 무단으로 쳐들어와 신고를 안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유씨가 경찰에 신고를 한 지난 11일 A씨는 야간에 27회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유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병실 면회가 금지된 병원에 침입했다. 유씨는 화장실로 피신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유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여성의 전화에 이첩해 심리치료를 받게 했다. 하지만 고소장이 접수된 뒤에도 A씨에 대해서는 스토킹처벌법에 의한 잠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유씨는 A씨로부터 문자가 중단되지 않자 19일 “두렵고 힘들다. 전화와 문자를 안 받게 해달라”며 112에 재차 신고했다.
그는 “경찰이 제공한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지만 언제 가해자가 다시 나타날지 몰라 두려움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면서 “112 신고를 한 지 10일이 지났는데도 100m 접근금지나 통신차단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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