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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 강동구청 7급 공무원 김모(47)씨가 외상거래로 주식을 사들이다 횡령금 대부분을 날린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우량주와 이른바 ‘잡주’를 가리지 않고 수십개 종목에 미수거래 형태로 투자를 했는데, 손실이 불어나자 계속해서 구청 기금에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씨가 주식 미수거래를 했다가 횡령한 돈 대부분을 잃었다는 진술을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의 1차 분석 결과에서도 김씨가 횡령금의 상당수를 주식투자로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미수거래란 주식매입대금의 30% 수준의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제도다. 증권사에 예치해 둔 현금과 주식을 담보로 최대 2.5배까지 외상으로 살 수 있다. 다만 통상 이틀 뒤인 결제일까지 대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 매매’를 진행한다. 반대 매매 시점에 주가가 매수 당시보다 높으면 투자자는 차익을 실현하지만 주가가 떨어질 경우 원금까지 날릴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다수의 미수거래를 했고 해당 주식들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원금까지 결제대금으로 날리는 사례가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창구로 활용한 구청 업무용 계좌의 이체 한도를 늘리기 위해 은행에 공문서를 보내면서 본인이 ‘셀프 결재’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용으로 공유된 소속 부서 결재 라인 상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결재 품의 시스템에 접속해 자신이 올린 허위 공문을 직접 결재했다는 것이다. 주로 이체 한도 변경이나 금전 거래와 관련해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문서들의 경우 본인이 결재한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게 공문서위조 및 허위 공문서 행사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그는 지난 1일 이후 심경의 변화가 생겨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허위 공문서는 정식 결재 라인을 거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 관계자들은 “김씨가 평소 맡아온 업무였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고 공문을 결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공범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조사한 구청 관계자 7명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 1명에게서는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뭉칫돈이라든지 김씨와 이들 사이 금전 거래 흐름이 없었고, IP 분석결과 김씨 범행이 자기 자리 컴퓨터에서만 이뤄져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 횡령금 일부는 가족 명의 계좌로도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족 명의 계좌가 단순히 입출금 용도로만 사용된 것인지, 아니면 가족 역시 불법적인 자금인 것을 알고도 계좌 이체 과정에 관여했는지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강동경찰서는 3일 김씨를 서울동부지검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50252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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