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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시 문화홍보실에 근무하는 정원교(30) 주무관은 9일 오전 5시부터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마을회관 투표소에 도착해 투표 준비를 시작했다. 정 주무관은 전날 오전 7시부터 밤늦게까지 잔불을 정리했다. 잠을 잔 시간은 4시간 남짓이다.
지난 8일에는 자신의 업무인 문화재 보존관리, 보수 정비 업무를 봤다. 앞서 산불 이틀째인 지난 5일과 6일에는 동료들과 함께 삼척 산불현장에 투입돼 방화선을 구축하고, 잔불 정리를 했다. 정 주무관은 “대형 산불을 마주한 것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난감했고, 산을 계속 오르내려야 하는 것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연기가 사방에 가득한 상황이라 화마 속에 갇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정 주무관은 투표사무 업무를 마친 뒤에는 10일부터 현업에 복귀하거나 다시 산불 진화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만 다른 동료들도 함께 고생하기 때문에 힘든 내색을 할 수 없다”며 “불이 주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 내일은 산불 현장으로 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해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해시는 5일 1시20분쯤 강릉 옥계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동해로 넘어오자 오전 4시23분 전 직원 비상 소집령을 내렸다.
상황실 총괄 업무를 맡은 동해시 이정후(44) 공보팀장은 산불 발생 사흘째인 8일 처음으로 집에 갈 수 있었다. 지난 5일 오전부터 상황실 근무를 시작한 이 팀장은 매일 사무실에서 씻지도 못하고 책상 앞에 앉아 1~2시간씩 쪽잠을 잤다. 이 팀장은 “지금 이 상황에선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고생하고 있다”며 “일상으로 하루빨리 복귀 할 수 있도록 다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 임용된 동해시 문화체육과 김용빈(30) 주무관은 야간산불에 2번, 주간에 1번 각각 투입됐다. 오후 6시에 투입돼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밤새 진화작업을 벌였다. 또 틈틈이 자기가 맡은 업무를 처리하고 진화를 위해 산불 현장에 투입되기를 반복했다.
김 주무관은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 업무가 너무 많아 힘들고 업무를 적기에 처리하지 못해 아쉬울 때가 있다”며 “특히 이번 산불은 위험해서 약간의 두려움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동해=서승진 기자(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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