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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옛 34평) 아파트 중 최고가인 45억원에 팔려 화제가 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매수자는 1988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머니투데이가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35살 A씨는 지난해 11월15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11층)를 45억원에 매매하기로 계약서를 쓰고 같은해 12월31일 등기를 완료했다. A씨에게 근저당이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현금으로 매매대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약 한달 만에 매매대금을 모두 납부한 것이다.
최고가 매매가 가능했던 건 전세를 낀 갭투자 거래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15일 매매계약이 성사된 날 보증금 21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11층으로 층수도 같았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기존 소유주가 전세로 계속 거주하는 조건이 붙은 갭투자일 것으로 분석했다.
증여가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으나 이전 소유주와 새 소유주의 성씨가 달라 증여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A씨는 전세 보증금 21억원을 뺀 나머지 24억원을 내고 아파트를 산 셈이다.
갭투자는 강남권 초고가 단지에서 횡행하고 있다. 특히 서초구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초구로 총 364건이었다. 서초구는 전체 매매거래 2342건 중 15.5%가 갭투자로 성사됐다. 지난해 9월 58억원에 거래된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17층)은 계약체결일 하루 뒤에 38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갭투자에 필요한 금액은 20억원이었다. 36억원에 팔린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도 거래 성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세 보증금 19억원에 신규 세입자를 찾았다. 갭투자액은 17억원이다.
서초구에 갭투자가 가능한 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돼 있어서다. 즉시 입주하지 않아도 주택을 취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집값이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희소성이 높은 아파트의 가격이 더욱 치솟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대출이 막혔기 때문에 올해에도 갭투자가 계속 성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야 하느냐는 논란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제도의 취지는 개발계획 발표 시점과 사업 착수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제도의 취지를 봤을 때 부동산 가격을 억누르는 목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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