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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여념이 없다. 여성 사외이사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오는 8월 시행될 예정이어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것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이유로 꼽힌다.
국내 기업 45%가 이사회 내 여성 제로(Zero)
오는 8월 5일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법(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남성 또는 여성 등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이사회 내 성별 구성을 늘려 다양성을 확보하라는 취지다.
해당 법 개정안에는 처벌 조항이 명시되지 않았다. 이사회 구성원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채워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법적 처벌 유무보다 ESG 평가기관의 영향력을 고려하고 기업 내 ‘유리천장’ 인식을 깨트리기 위해 이사회 내에 여성 구성원을 넣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내 기업 이사회는 남성으로만 채워진 경우가 많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본시장법 개정안 적용대상(167개사) 중 45%(75개사)가 이사회 내에 여성 이사를 두지 않았다. 이사회 내 여성 이사가 없는 기업 중 개정안이 적용되는 8월까지 임기 만료 예정인 이사가 없는 기업은 10개사에 달한다.
다른 나라 기업과 비교했을 때도 한국 기업은 이사회 내 여성의 영향력이 적은 편이다. 회계법인 딜로이트 글로벌이 지난달 16일 발행한 ‘기업 이사회 내 성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 이사회에 등록된 여성 비율은 4.2%로 세계 평균(19.7%)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한국 기업의 여성 이사 비중은 카타르(1.2%) 사우디아라비아(1.7%) 쿠웨이트(4%)에 이어 네 번째로 적다.
“다양성 확보하자”… 여성 사외이사 선임 발표한 기업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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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여성이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은 글로벌 추세”라며 “성별 구성을 늘려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법을 이용해 여성을 이사회에 반드시 참여시키라고 한 규정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사외이사로 선임할 만한 여성 인력풀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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