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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 전 세계 식량 가격이 폭등해 ‘제2의 아랍의 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수장 담판 결과는 빈손에 그쳤다. 영국이 러시아를 맹비난하면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시 식량 안보 문제가 불거져 그 여파가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뻗어 나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크라이나는 2020년 기준 2400MT(메트릭톤)의 밀을 수확해 1800만MT를 수출한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이다. 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밀이 대거 생산되며, 러시아의 공격이 있을 시 생산량 급감은 불가피하다.
FP는 밀 소비의 10% 이상을 우크라이나산에 의존하는 국가는 대체로 14국 정도인데, 레바논과 리비아, 예멘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가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중략)
밀 가격이 오르면 식료품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급속한 물가 상승에 따른 민심 요동이 불가피하다. 밀 가격 급등이 중동 국가 국민의 불만을 부추겨 ‘아랍의 봄’으로 번진 2010년 말과 2011년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더라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FP는 “식료품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은 반정부 심리를 강화한다”며 카자흐스탄 사례를 들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이달 초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급등해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전국적으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감은 좀처럼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났지만 이견만 되풀이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포함해 협상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일촉즉발을 모면한 상황이다. 1시간30분간 이어진 회담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제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주기로 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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