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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대하는 제3국의 인식은 만성이 돼 버린 것 같다. 우리들 인식 속에서 전쟁의 의미가 점차 사라져가는 동안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전쟁의 참사는 극대화되고 있다.
앞서 러시아군은 지난달 25일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키이우 외곽에 주둔한 러시아군 철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군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등 최근 철군 지역에서 잇따라 러시아군의 민간인 대학살 흔적이 발견되면서 우리에게 점점 무뎌져 가는 전쟁 참상이 현지에서는 더욱더 짙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다시금 목격했다.
'부차 민간인 대학살' 의혹이 불거지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국제법상 그를 처벌할 어떠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우리들 관심마저 사라진다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군사적·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잔혹 수단을 총동원하려 들 것이다. 국제사회가 이번 전쟁에 깊이 관여해 그의 반인륜적 행보를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이유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미래다. 러시아를 승전국으로 기록한 역사는 후대에도 되풀이될 수 있다. 이미 러시아는 10년 전에도 이번과 유사한 방식으로 조지아를 침공했다. 두번이나 침공을 막지 못한 북대서양조약기구 존재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요컨대 국제사회는 끈질기게 러시아를 압박해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끝내야만 한다. 푸틴 대통령의 뜻대로 우크라이나의 동서 분열로 이번 전쟁이 끝이 난다면 향후 세계 어느 곳에서 제2의 푸틴, 제3의 분단국가 출현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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