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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고 있다. 전셋값이 너무 올라 큰 금액의 전세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대출이자가 부담스럽다보니 차라리 반전세나 월세를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9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계약된 아파트 전월세 1만6307건 중 월세를 조금이라도 낀 거래는 7015건으로 43%가 넘었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되기 직전인 2020년 5월에는 전체 1만4436건 중 월세가 4143건으로 약 28.7% 수준이었다. 2020년 상반기까지 20%대였던 이 비율은 7월 30%를 넘어가더니 지난해 8월부터는 40%를 웃돌고 있다.
임대차2법 시행을 기점으로 전세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유지하거나 낮추고 월세를 내는 보증부월세 형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에 따라 세금을 낼 현금을 손에 쥐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려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도 올랐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2021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에서 '전세의 월세화'를 파악할 수 있다.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를 초과)의 가격 상승폭은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0.2%포인트 확대되며 각각 0.8%, 1.2%를 기록했다. KDI는 "급등한 전셋값에 대한 부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세수요가 월세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전세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지자, 수억의 대출을 받느니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내는 반전세가 낫다고 판단하는 이들도 늘었다. 지난해 초 2~3%대에 머물던 전세대출이자는 올 들어 3%대 후반에서 4%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인상되면 5%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
전세대출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으면 굳이 은행에서 목돈을 빌려 집주인에게 맡길 이유가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의 전월세전환율은 4.7%다.
가진 돈 3억원에 전세대출금 3억원을 합쳐 보증금 6억원인 전셋집에서 살고있는 A씨를 예로 들어보자. 대출금리가 5%인 경우 2년간 내야 할 대출이자는 3000만원, 월 125만원이다. 만약 보증금을 3억원으로 깎고 전월세전환율 4.7%를 적용해 일부 월세를 내는 반전세 형태로 전환하면 예상 월 임대료는 117만5000원으로, 전세대출보다 저렴하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0989533?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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