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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이 동유럽에 미군 300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러시아가 반발하며 일촉즉발의 전운이 고조하는 가운데 국면이 서방 대 러시아·중국간 에너지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서방이 대 러시아 제재를 현실화하는 데 주저하는 핵심 원인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지목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국을 동원해 천연가스를 유럽에 보내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러시아도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과 다양한 가스 협정을 준비하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에너지 전쟁 가능성에 이날 국제유가는 OPEC플러스의 원유 증산 방침에도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8.26달러로 마감,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긴장 격화가 지속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간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268% 급등세를 보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가격도 이날 4월 선물가격 기준 75.5유로로 마감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미국과 유럽 국가가 우크라이나 분쟁 발발시 아시아의 주요 천연가스 수입국이 유럽에 연료를 보내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이들 국가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가스 수요의 40% 가량을 쥐고 있는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삼아 유럽행 가스관을 잠그더라도 유럽에 에너지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려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접촉 대상국엔 한국과 일본, 인도, 중국이 포함됐다고 한다. 중국과 접촉은 제한적이었던 걸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휘발윳값 안정화를 위해 이들 국가에 전략비축유 방출을 논의했던 것과 유사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유럽의 가스 부족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의 천연가스 수입국의 협조를 얻어 약속을 지켜려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과 일본, 인도 당국은 이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인도의 국영가스사 게일은 미국 선적분을 유럽에 판매할 때도 있고, 비상 사태 땐 이 절차를 더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당국자는 아시아 국가와 스와프 형태의 장기 가스 계약이 가능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해왔다고도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카타르, 나이지리아, 이집트, 리비아 등 가스 생산국과도 접촉해 비상 사태 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지 협의 중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가스 시장은 원유와 달리 예비 용량이 거의 없고 단기간에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이 천연가스 확보를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자 러시아는 중국과 손을 잡겠다는 운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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